📚 조용한 산골 마을의 빈집 –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가을이 한창이던 어느 날, 나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 서울살이에 지친 것도 있었고, 부모님이 남겨주신 시골집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 집은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오면서 빈집이 됐다. 그 뒤로 15년. 아무도 살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있었다.
도착한 마을은 조용했다. 옛날엔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도 나고, 저녁이면 된장찌개 냄새도 풍기던 곳인데, 지금은 다들 나가고 몇 가구만 남아있었다.
🏚 오래된 집의 이상한 기운
우리 집은 마을에서도 조금 떨어진 위치였다. 숲 바로 옆에 있어서 어릴 적엔 밤마다 짐승 울음소리에 벌벌 떨곤 했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먼지 냄새가 코를 찔렀고, 벽지는 갈라져 있었다. 그래도 이상하게, 문이 아주 말끔하게 닫혀 있었고, 바닥엔 먼지가 거의 없었다.
‘누가 들락날락 하나…?’ 하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며칠만 머물고 정리할 생각이었으니까.
🌒 첫날 밤 – 기척
그날 밤, 자정이 넘은 시각. 거실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처음엔 고양이겠거니 했다. 시골집이 다 그렇지. 들쥐나 고양이, 가끔은 고라니도 마당에 들어오니까.
하지만 이상한 건, 사람 발자국 소리처럼 ‘또각, 또각’ 규칙적이었다는 점이다. 심장 소리가 두근두근 빨라졌다. 나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거실을 내다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뒤에서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민수야…”
나는 몸이 얼어붙은 채, 방문을 다시 닫았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 낡은 방에서 발견한 일기장
다음 날, 낮에는 너무 평온했다. 그래서 ‘내가 예민했나 보다’ 싶었다. 오후엔 집 정리를 좀 하기로 했다. 작은방 문을 열자, 오래된 장롱과 이불더미 사이에서 낡은 노트 한 권이 떨어졌다. 누런 색이 된 일기장. 호기심에 펼쳐봤다.
2008년 11월 3일 오늘도 그 애가 또 왔다. 문 앞에 서 있었는데, 웃고 있었다. 이 집은 내가 지킬 거다. 아무도 모르게.
‘그 애’는 누구지? 계속 넘겨보니 일기장은 기이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 밤마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 마당에 이상한 발자국
- 거울 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노려본다는 말
마지막 글은 2009년 1월 12일 이렇게 끝나 있었다. “내가 사라지면, 이 집은 절대 들어오지 마.”
🌫 마을 노인의 이야기
괜히 마음이 불편해서, 마을에 남아 있는 한 노인 댁을 찾아갔다. 내가 누구라고 하니, 노인은 눈을 크게 떴다.
“그 집… 아직도 안 부쉈나?”
노인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15년 전쯤, 어떤 여학생이 그 집을 혼자 쓰고 있었어. 서울서 내려와서 공부한다고 했는데, 겨울 지나고 보니까 사라졌지.”
“실종된 거예요?”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 안에서 이상한 노트 하나랑… 아이 얼굴이 반쯤 찢긴 사진만 남았었다고 하더군.”
🌌 마지막 밤 – 거울 속의 눈
그날 밤, 나는 짐을 싸고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분위기도 안 좋고, 괜히 소름이 돋았다. 샤워를 하고 나와 세면대 앞에 섰는데, 거울 속에서 누군가 내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다시 거울을 보면, 또 보였다. 흐릿하지만 분명히 흰 옷을 입은 누군가가, 가만히, 내 뒤에 서 있었다.
나는 소리를 지르고 뛰쳐나왔다. 다음 날 아침까지 밖에 서 있다가, 해가 뜨자마자 마을을 떠났다.
✍ 그 후로
서울로 돌아온 뒤, 며칠간 악몽을 꿨다. 누군가 문 앞에 서 있는 꿈, 거울 속에서 웃는 얼굴.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가끔 자다가 깰 때면 아직도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집은 지금도 마을에 그대로 남아있다. 외관은 멀쩡하고, 마치 누군가 살고 있는 것처럼 조용하고 깨끗하다. 그런데 가끔, 정말 가끔은 밤이면 그 집 창문에 누군가 서 있는 걸 봤다는 말이 들려온다.
이상, 오늘은 조용한 산골 마을에서 있었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공감이나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 혹은 경험도 함께 나눠주세요.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신다면,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